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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ale Leads Are Trapped in My House [Novel] Chapter 40 – Chapter 40

Translator: Nox

Chapter 40

사실 무능한 체리 싱클레어가 랭커스터 공작과 비교된다는 건 어쩌면 오히려 칭찬이 아닐까? 대체 어느 부분에서 같다는 거지?

“체리 싱클레어는 아무래도 불신할 수밖에 없었지. 거기다가 내가 봤거든. 브리우드 왕국 출신의 불법무기 전문가, 호세 캠브런이 해리슨 하워드와 은밀히 접촉하는 걸.”

“…….”

나는 그제야 왜 이든이 브루넬 마을까지 내려왔는지, 왜 그렇게 거의 확신을 가지고 나를 주시하고 있었는지 이해했다.

물증은 없었지만 너무나 명확한 심증이 있었던 것이었다.

‘잠깐, 호세? 지금 호세라고 했나?’

내가 아는 호세는 아니겠지? 오로라의 옆에 있어야 할 서브 남주 호세 캠브런.

‘그래도 해리슨과 접촉한 건 멸망 전의 일이니까, 지금은 오로라의 옆에 있겠지.’

물론 호세가 오로라와 만나게 되는 시점까지는 아직 한참 남긴 했지만.

어쨌든 할 말이 없어서 난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게다가 지난달까지만 해도 싱클레어 가문의 불공정 노동계약에 관한 이슈가 한창이지 않았습니까. 체리 양이 운영하던 사교 클럽이 내기 도박 클럽이라는 것도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고.”

이것에 대해서도 역시 할 말이 없다. 제기랄.

“반성하고 있어요…….”

나는 조그맣게 대답했다.

“솔직히 이런 이상한 저택을 만든 이유도, 체리 양이 날 기절시켜 여기로 납치해 온 이유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대체 여기서 당신이 뭘 하려는 건지도 모르겠고 모조리 수상쩍지만…….”

이든은 내가 반성하건 말건 관심 없다는 투로 말을 이었다.

“체리 양이 구해 주지 않았다면 지금 나 역시 저 거리를 활보하는 괴물 중 하나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죠. 그건 분명합니다.”

그건 그렇긴 하지. 물론 이든은 절대로 그런 결말을 맞이하면 안 되는 남자지만.

냉정하게 말하자면 과학자 남주를 제외한 원작의 주요 인물들은 솔직히 필요가 없다. 이든만 살아 있으면 그의 피로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으니까.

“어차피 상황이 이렇게 된 마당에 과거가 다 무슨 소용입니까. 당신이 실제로 범죄를 저질렀다고 한들 이제는 그걸 벌할 기관조차 남아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그러나 이어진 이든의 말은 뜻밖이었다.

나를 계속해서 의심하고 다그칠 줄 알았는데, 이든은 더 이상 나를 추궁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이다.

“내가 말했지, 체리 양. 나 지금 은혜 갚는 중이라고.”

“형편없는 변명이었지만, 넘어가 줄게. 당장 급한 건 그게 아니니까.”

“그렇다고 믿는다는 건 아니고. 노티엄가 61번지 사건은 넘어간다 해도 수상쩍은 구석이 너무 많으니까. 내가 원래 남을 잘 믿지 않아요.”

아. 그래서 아까 그런 말을 했던 건가 보다. 이든답지 않게 왜 그냥 넘어간다고 했는지 궁금했는데…….

“하지만 내가 체리 양을 추궁할 길이 없어진다고 해도 말입니다. 그간 있었던 일이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

“믿음과 신뢰는 목숨보다 가치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목숨을 구제받았다고 해서 제가 당신을 신뢰해야 할 이유는 없고요.”

“……네에.”

이든은 진지할 때는 한없이 진지했다.

이것 봐. 이런 남자가 어디 선량한 경찰이 아니야?

조금 전에 이든이 ‘나는 그리 양심적이지 않습니다. 체리 양이 오해하는 것 같은데 난 그리 선량한 경찰이 아닙니다.’라고 했던 것을 다시 그대로 읊어 주고 싶었다.

불량한 말투와 태도에 감춰졌을 뿐이지, 내가 보기엔 그는 선량했고 정의로웠다. 다른 사람이 보기엔 어떤지 몰라도 적어도 내 눈엔 그랬다.

믿음과 신뢰가 목숨보다 가치 있다니. 그 말은 내게 깊이 와닿았다.

저런 말을 하는 남자라면 이 험한 세상 속에서 기꺼이 내 목숨을 맡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주인공들 외에 그 누구도 목숨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의 믿음과 신뢰를 받는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느껴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 대상은 여전히 오로라 한정이겠지.’

내가 아는 한, 소설 속에서도, 현재에도 이든은 오로라를 가장 아꼈으니까.

“그래도 이건 잊지 마세요. 이든 경이 지금 누구 덕분에 살아 있는가.”

나는 이든에게 세뇌를 시키듯 말했다.

그를 납치해 온 마당에 조금 억지일 순 있지만, 이렇게라도 세뇌해 둬야 나중에 내 목숨이 무사할 것 같았다.

“보답하겠습니다.”

“아니, 진짜 보답하란 말은 아니었는데. 그냥 고마워만 하세요.”

“보답 받아요, 체리 양. 우리 사이에 빚은 남겨두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이든은 한 치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얼굴로 단호하게 나를 쳐다봤다. 나는 잠시 입을 다물고 그의 얼굴을 마주 봤다.

우리 사이로 짧은 침묵이 흘렀다.

솔직히 이든의 보답 같은 건 필요 없었다. 하지만 이든의 저 말은 그의 말대로 우리 사이에 선을 긋는 것과도 같았다. 내게 빚을 지고 싶지 않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내가 그에게 진정으로 원하는 보답은 하나밖에 없었다. 치료제 개발.

“그럼, 살아남아 주세요. 어떤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살아남아 주세요. 다른 사람은 생각하지 말고, 당신은 무조건 살아요. 그래도 괜찮아요. 당신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니까.”

아무렴. 바이러스 항체 보유자가 얼마나 소중한데. 어차피 내가 원하는 걸 이든은 당장 줄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성의 없이 대답했다. 이제 이 이야기는 그만해야겠다.

그러나 내 말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이든의 파란 눈동자가 차차 커졌다. 이내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그 변화를 보며, 나는 이든이 그답지 않게 어디서도 한 적 없는 본인 이야기를 꺼내며 주절주절 말이 많아졌던 이유를 알아차렸다.

내심 불안했던 모양이다. 정말로 이 세상에 우리 둘만 남겨졌을까 봐.

‘이든도 사람이었구나.’

나는 그렇게 실없는 생각을 하며 하늘 위에 떠오른 태양을 올려다봤다.

이든과 대화를 나누는 사이 주위가 환히 밝아졌다. 덕분에 처참한 주변 상황이 더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피로 얼룩진 마을은 절망적이고 끔찍했다. 하지만 두려움에 벌벌 떨며 주저앉아 있을 시간은 없었다.

이제는 우리가 움직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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