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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venly Demon Cult’s Strongest Maid [Novel] Chapter 26 – Ch#26

Translator: Nox

Ch#26

제26화

“많이 피곤했던 모양입니다.”

“무리를 하긴 했지.”

“그래도 대단하지 않습니까? 이제 갓 경공을 배운 녀석이 여기까지 용케 따라오고. 타고나길 무예에 재능이 있는 듯합니다.”

“재능이라…….”

그것뿐이라면 다행일 텐데 그 때문만은 아니라는 걸 이미 적이건도, 천강도 알고 있었다.

“알아보라고 한 건 어떻게 되었지?”

“일전에 보고 드렸다시피 아직 별다른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국숫집에 오가는 손님들도 주의 깊게 살펴보았으나 딱히 건질 만한 것은 없었습니다.”

“그 자리에서만 17년을 운영했다지?”

“예, 근처에서 오래 일한 상인들 말로는 노인 하나가 갓난아기를 등에 업고 장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물론 그 아기가 설하이고요.”

“그전에 살던 곳은?”

“그건 아는 자들이 없었습니다. 그저 어디 시골에서 살다 올라왔겠거니 하는 눈치들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이전의 행적은 알 수 없다?”

“현재로선 그렇습니다.”

“단서가 너무 없군.”

“정 우려되시면 마의 어르신께 도움을 청해 보시는 건 어떻습니까?”

“외숙에게?”

“예, 의술에 조예가 깊으신 분이니 저희가 놓친 부분을 짚어 주실 수도 있지 않을까요?”

사천행을 서두르느라 그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 듣고 보니 일리가 있는 것 같아 적이건은 고개를 끄덕였다.

“복귀하면 마의감부터 가야겠다.”

“하면 저는 이만 내일 일정 점검을 위해 가 보겠습니다.”

“차질 없이 움직이거라.”

“염려 마십시오.”

천강은 언제나처럼 믿음직한 답변을 내놓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엇 하는 것이냐?”

그런데 바로 객잔을 나설 줄 알았던 천강이 뜬금없이 설하에게로 다가가자 적이건이 미간을 구기며 몸을 일으켰다.

“방으로 옮겨 줄까 합니다. 이대로 계속 둘 수는 없지 않습니까.”

갑자기 저를 따라 일어서는 적이건을 천강이 이상하다는 듯 쳐다봤다.

그는 제 주군의 심사가 별안간 왜 뒤틀린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적이건을 어려서부터 보필해 왔기에 그의 기분 변화를 알아차리는 건 천강에겐 쉬운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감도 안 왔다.

“되었다.”

“……?”

“내가 할 터이니 넌 그만 가 보아라.”

“…직접 설하를 옮기시겠단 말씀입니까?”

“처음도 아닌데 뭘 그렇게 놀라지?”

아, 그러고 보니 호법을 섰던 날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정신을 잃고 쓰러진 설하를 손수 안아 무려 본인의 침대에 재우기까지 하였다.

설마…….

그땐 그냥 특수한 상황이라 여기고 지나갔거늘, 오늘은 왠지 느낌이 쎄하다.

천강의 본능적인 감이 말하였다.

설하의 몸에는 손끝 하나 대지 말라고.

“…그럼 전 나가 보겠습니다.”

“보고는 내일 아침에 듣겠다.”

적이건의 축객령에 천강은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치듯 식당을 벗어났다.

그에 반해 적이건은 언제 그랬냐는 듯 표정을 풀고 설하를 안은 채 오 층 객실로 향했다.

“깨어나면 또 죽을죄를 지었다며 목숨만은 살려 달라 애원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군.”

설하를 침대에 내려놓는 적이건의 손길은 무척이나 조심스러웠다.

“속은 괜찮은 건가.”

술 얘기에 입맛을 다시는 걸 보고 잘 마시는 줄 알았더니만, 죽엽청 몇 잔에 이렇게 기절을 할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이상한 아이였다.

하녀들이라면 다들 자신의 전담 시녀가 되고 싶어 안달이라던데, 설하는 외려 자신을 재앙이라 부르며 질색해 했다.

그게 괘씸하여 어떻게 하나 두고 보았더니, 예상과 달리 어떤 시녀보다도 열심이었다.

마치 속을 들여다보기라도 한 것처럼 거의 모든 면에서 거슬림 없이 자신을 만족시켰다.

그런 애가 무림맹 첩자에게 잡혀 위험에 처했을 땐 생각한 겨를도 없이 몸이 멋대로 움직였다.

누굴 구한 것도 처음이지만, 무사함을 확인하고 안도해보기도 처음이었다.

본격적으로 설하를 눈여겨보기 시작한 건 그때부터였다.

온몸에 퍼져 있던 의심스러운 기운들.

그걸 파헤치기 위해 여태 알아보고 있는데 아직 실마리조차 찾지 못했다.

강호에 우연이란 것은 없다.

필시 어떤 연유로 복잡한 일에 엮였을 가능성이 크다.

그걸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후에 큰 문제가 될 수도 있었다.

적위백 그 자식처럼.

천마의 장자로 태어난 것 말고는 잘하는 게 아무것도 없는 한심한 새끼.

설하를 보며 음흉한 미소를 짓던 놈의 눈깔을 그 자리에서 파 버리고 싶은 것을 겨우 참았다.

양소백은 또 어떤가.

혼인 소식을 들었을 당시엔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제 앞에서 헤실헤실 웃던 놈의 머리를 박살 내지 않은 건 설하가 곁에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도 이해하지 못할 감정이었다.

평소 감정 기복이 없는 편이거늘, 고작 며칠 본 아이에게 이상하리만치 휘둘렸다.

맥락 없는 소유욕이라고 해야 할까.

다른 놈이 나서는 걸 견딜 수가 없었다.

그건 아버지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마황비천공을 전수해 주신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설하를 마천전으로 데려가려 했을 땐 진심으로 검을 뽑을 뻔했다.

그러잖아도 설하를 다치게 한 것에 죄책감에 시달리던 차였다.

하늘을 나는 설하의 모습을 넋 놓고 바라보다가 그 사달이 났던 것이다.

그러나 제아무리 자신이 실수를 했다 하더라도 설하를 뺐길 순 없었다.

사천에 데려온 건 그래서였다.

행여 설하를 몰래 데려가기라도 할까 봐 불안감에 도무지 두고 올 수가 없었다.

설하에겐 마황비천공을 수련할 기회라고 둘러댔지만 실제 제 마음은 그랬다.

대관절 이게 무슨 심리인 걸까.

누구에게 물어볼 수도, 스스로 터득하기도 쉽지 않았다.

지금으로선 일단 옆에 두고 지켜보는 것만이 그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하아…….”

머리가 빠개질 것 같은 고통과 함께 난 잠에서 깨어났다.

실로 오랜만에 찾아온 숙취였다.

“무울…….”

물이 필요해…….

난 제대로 눈도 뜨지 못한 채 손을 더듬거렸다.

머리맡 어디쯤에 물이 있을 거란 짐작에서였다.

그때 누군가 내 몸을 일으키더니 입술에 잔을 갖다 대었다.

심한 갈증 상태였던 난 그게 누군지도 모른 채 벌컥벌컥 물부터 들이켰다.

아, 이제야 좀 살겠네.

잔에 담긴 물을 전부 비우고서야 난 서서히 감았던 눈을 떴다.

“……?”

제일 먼저 보인 건 누군가의 잘난 이목구비였다.

숙취로 인해 뇌가 잠시 버퍼링이 걸린 상황인지라 reality 파악이 조금 늦어졌을 뿐, 난 상대의 정체를 금방 알아차렸다.

저, 적이건!

사람이 너무 놀라면 석상처럼 굳어 버릴 때가 있다.

지금의 내가 그러했다.

그런 내 속도 모르고 적이건이 퍽이나 다정하게 물었다.

“물 한 잔 더 하겠느냐?”

“헉!”

이런, 미친!

그제야 난 방금 전 내게 물을 먹여 준 이가 적이건이란 사실을 재차 자각했다.

그것만으로도 심장이 터질 지경인데, 더 기함할 노릇은 아직 내가 적이건의 품에 안겨 있다는 점이다.

죽엽청을 원샷으로 때리다 정신을 잃은 것까지는 생각이 난다.

하지만 어쩌다가 이 사태에 이르렀는지는 전혀 기억이 없었다.

분명 적이건도 자기 방이 있을 텐데, 왜 내 방에서 이러고 있는 걸까.

마음 같아선 숙녀에게 너무 무례한 것 아니냐며 따지고 싶었으나, 그럴 깜냥이 내게 있을 턱이 없었다.

“주,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부디 목숨만은 살려 주십시오!”

“훗, 역시 내 생각이 맞았다.”

“…예?”

후다닥 침대에서 내려와 사죄하는 내게 적이건이 뜻 모를 소리를 뱉었다.

으악, 속 쓰려!

이 와중에도 속이 쓰린 걸 보니 빈속에 술을 많이 들이붓기는 했나 보다.

내가 다신 죽엽청 마시나 봐라.

그간 읽었던 수많은 무협 소설을 향해 욕을 한 바가지 쏟아 내며 난 쓰린 배를 부여잡았다.

“주독을 날리는 방법을 알려 주겠다.”

그때 적이건이 혹할 만한 소리를 했다.

“한 번 배우면 오늘처럼 기절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가부좌를 틀면 될까요?”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 난 적이건의 눈치를 살피며 슬그머니 바닥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무림의 고수들이 몇 날 며칠 술을 마시고도 멀쩡한 건 내공으로 술기운을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숙취로 시달릴 때마다 부러워하곤 했었는데, 내가 그걸 하게 될 줄이야.

역시 사람 앞일은 모르는 거다.

“일주천을 해보아라.”

적이건의 명에 난 빠르게 내공을 한 바퀴 돌렸다.

그리고 금방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다른 점을 느꼈느냐?”

“네, 불순물 같은 게 끼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주독이다. 처리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오, 역시 적이건!

“첫째, 주독을 모아 어느 한군데로 밀어낸다. 보통 새끼손가락을 많이 이용하지.”

그다음은요?

운기조식 중에는 말할 수가 없었다.

난 눈을 깜박이는 것으로 듣고 있음을 표시했다.

“손가락 끝에 상처를 내 독기를 몸 밖으로 흘려보낼 수 있다.”

술 깨자고 칼까지 대기는 좀…… 그렇다.

“두 번째 방법은 잡아서 태우는 거다.”

잡아서 태운다고?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었다.

정확하게 알려 주면 어디 덧나기라도 하니?

속으론 불평을 있는 대로 늘어났지만, 난 최대한 적이건의 말뜻을 이해하고자 노력했다.

정순한 나의 내공으로 불순물을 감싸자 그것들이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힘을 주었더니 독들이 툭툭 터지며 마치 수증기처럼 기체화되는 것이 아닌가?

눈을 감고 있던 터라 보지는 못했지만, 피부를 통해 수증기가 빠져나가고 있음이 느껴졌다.

아, 이래서 태운다고 한 거구나.

놀랍게도 이 잠깐 사이에 두통이 사라지고 몸이 한결 개운해졌다.

그런데 이게 무슨 냄새지?

별안간 술 쩐 내가 진동을 했다.

설마 이거 나한테서 나온 건가?

적이건한테 내가 이딴 냄새를 맡게 한 거야?

할 수만 있다면 난 다시 기절이라도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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